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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분 산정에서 보험금과 특수 재산
작성일 : 2026-10-04 조회수 : 19
부동산이나 예금처럼 눈에 보이는 재산은 비교적 계산이 쉽지만, 생명보험금이나 신탁, 연금, 회사 지분처럼 성격이 독특한 재산이 끼어 있으면 유류분 계산이 훨씬 복잡해진다. 이런 재산을 기초재산에 넣느냐 마느냐에 따라 보장 몫의 크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글은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특수 재산을 하나씩 살펴보고 각각 어떻게 다뤄지는지 정리한다.
가장 흔한 쟁점은 생명보험금이다. 고인이 보험료를 내고 특정 자녀를 수익자로 지정해 두었다면, 그 보험금은 수익자가 보험계약에 따라 직접 받는 고유한 권리여서 상속재산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최소한의 몫을 계산할 때는 사정이 다르다. 공동으로 물려받는 가족이 수익자라면 그 보험금은 생전에 받은 특별한 이익으로 평가되어 계산에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익자가 가족이 아닌 제삼자인 경우에도 문제가 된다. 법원은 고인이 보험료를 부담하고 제삼자를 수익자로 지정한 것을 실질적으로 그 사람에게 재산을 무상으로 준 것과 같다고 보아, 일정한 경우 계산에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때 어떤 금액을 기준으로 평가할지에 대해서도 판례가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보험계약의 내용과 보험료 납부 내역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신탁은 최근 분쟁이 늘어나는 영역이다. 고인이 생전에 재산을 금융기관에 맡기고 사망 후 특정인에게 넘어가도록 설계한 유언대용신탁은 재산이 이미 수탁자에게 넘어가 있다는 점에서 일반 상속재산과 구별된다. 이 재산이 반환 청구의 대상이 되는지를 두고 법원의 판단이 엇갈려 왔고, 신탁 설정 시기와 수탁자가 다른 가족의 손해를 알았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이 결론을 좌우한다.
연금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 공적 연금의 유족연금이나 퇴직연금의 유족급여처럼 법률이나 규약이 수급권자를 정해 둔 급여는 수급권자의 고유한 권리로 보아 계산에서 빠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고인이 이미 받을 권리가 생겼는데 아직 받지 못한 연금이나 개인적으로 가입한 연금 상품의 적립금은 재산으로 평가될 수 있다. 같은 연금이라도 근거 규정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회사 지분은 평가가 가장 까다로운 재산이다. 상장 주식은 시세가 있어 비교적 간단하지만, 비상장 주식은 회사의 자산과 수익 가치를 따져 감정해야 하고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고인이 생전에 자녀에게 지분을 넘겨 경영권을 물려준 경우라면 그 지분의 가치를 어느 시점으로 평가할지가 핵심 쟁점이 되며, 증여 후 자녀의 경영으로 오른 가치는 따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무상으로 주거를 제공한 이익도 다투어진다. 고인 소유의 집에 자녀가 오랫동안 임대료 없이 살았다면 그 사용 이익을 특별한 이익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법원은 사용 기간과 가족 관계, 고인의 의도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일률적으로 포함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런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한다.
조건이 붙은 증여도 따로 계산한다. 자녀에게 부동산을 주면서 그 부동산에 설정된 대출을 갚게 하거나 부모를 부양하게 하는 조건을 붙였다면, 그 부담만큼은 증여의 가치에서 빼고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다. 부담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으면 이를 인정받기 어려우므로 계약서나 이행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
사망을 조건으로 한 증여 약속도 놓치기 쉽다. 생전에 계약을 맺고 사망 시점에 효력이 생기게 한 사인증여는 유언으로 재산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취급되어 계산에 포함되고, 반환 순서에서도 유언과 같은 지위에 놓인다. 서면 없이 구두로 한 약속이라도 입증되면 인정될 수 있어 주변 진술이 중요해진다.
고인이 남긴 채무도 함께 따져야 한다. 기초재산은 남긴 재산과 증여를 더한 뒤 채무를 빼서 구하므로, 보증 채무나 세금 체납처럼 드러나지 않은 채무가 있으면 계산 결과가 달라진다. 채무가 많다면 보장 몫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퇴직금과 사망보상금도 구분이 필요하다. 고인이 생전에 받을 권리가 생긴 퇴직금은 재산에 포함되지만, 회사 규정이나 법률이 유족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정한 사망 보상금은 유족의 고유한 권리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근로자가 업무 중 사망해 지급되는 유족 급여도 마찬가지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급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가 판단을 가른다.
가상자산과 해외 재산도 계산에서 빠뜨리기 쉽다. 거래소 계정에 남은 가상자산은 시세 변동이 커서 어느 시점의 가치로 평가할지가 쟁점이 되고, 해외 부동산이나 계좌는 현지 자료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다른 가족이 존재를 숨기면 찾기 어려우므로 고인의 전자우편과 거래 기록에서 단서를 찾아야 한다.
이처럼 특수 재산이 섞인 사건에서는 유류분 계산표를 재산 성격별로 나누어 만들고, 각 항목마다 포함 여부에 관한 근거를 따로 적어 두는 것이 좋다. 쟁점마다 판례의 흐름이 바뀌고 있어 최신 기준을 확인하는 작업도 빠뜨릴 수 없다.
계산 결과를 상대방에게 제시할 때도 항목마다 근거 자료를 함께 붙여야 협상이나 재판에서 설득력이 생긴다.
특수 재산은 상대방이 자료를 쥐고 있는 경우가 많아, 소송 단계에서 법원을 통한 사실조회나 제출명령을 활용해야 할 때가 많다. 보험회사나 신탁회사에 계약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도 이 과정에서 함께 진행된다.
보험, 신탁, 연금, 지분은 겉으로는 가족에게 직접 넘어간 것처럼 보여도 계산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재산의 이름이 아니라 그 재산이 넘어간 구조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정확한 계산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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