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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습상속이 인정되는 경우와 범위
작성일 : 2026-10-01 조회수 : 66
부모보다 자녀가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에게는 조부모의 재산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대습상속이다. 원래 상속인이 될 사람이 상속이 시작되기 전에 사망했거나 일정한 사유로 자격을 잃었을 때, 그 사람의 자녀나 배우자가 대신 그 자리를 이어받는 제도다. 이 글은 대습이 인정되는 요건과 그 범위, 실무에서 자주 생기는 쟁점을 정리한다.
먼저 요건부터 살펴보자. 대습은 상속인이 될 사람이 고인보다 먼저 사망한 경우, 또는 상속결격 사유가 생긴 경우에 인정된다. 상속결격이란 고인이나 다른 상속인을 해치려 하거나 유언을 위조하는 등 중대한 잘못을 저질러 법이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말한다. 이 두 가지 사유가 아니라면 대습은 생기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기억해야 한다.
대신 이어받는 사람의 범위도 정해져 있다. 먼저 사망한 사람의 직계비속, 즉 자녀나 손자녀가 기본이고, 그 사람의 배우자도 함께 대습자가 된다. 예를 들어 아들이 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했다면 그 아들의 자녀와 며느리가 아들의 몫을 이어받는다.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되는 경우에도 그 형제자매가 먼저 사망했다면 그 자녀가 대신할 수 있다.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 상속포기다. 상속인이 스스로 포기를 한 경우에는 대습 사유가 되지 않는다. 포기한 사람은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기 때문에, 그 자녀가 포기한 사람의 자리를 대신 이어받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빚 때문에 자녀가 포기를 선택했을 때 손주에게 권리와 의무가 넘어가는 것은 대습이 아니라 다음 순위로 넘어가는 구조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사고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망해 누가 먼저 사망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법은 이런 경우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동시사망으로 추정되면 서로 상대방의 재산을 물려받지 못하지만, 법원은 이 경우에도 먼저 사망한 것과 마찬가지로 보아 대습을 인정해 왔다. 그 결과 사망한 자녀의 배우자나 자녀가 조부모의 재산을 이어받을 수 있게 된다.
대습자도 다른 상속인과 마찬가지로 승인과 포기를 선택할 수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를 대신해 조부모의 재산을 이어받게 되었는데 조부모에게 빚이 많다면, 대습자 역시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신고해야 한다. 특히 대습자가 미성년자라면 법정대리인이 대신 절차를 밟아야 하고, 부모 한쪽과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특별대리인 선임이 필요할 수 있다.
먼저 사망한 사람의 배우자가 재혼한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배우자가 대습자가 되는 것은 그 혼인으로 생긴 인척 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을 전제로 하므로, 고인보다 먼저 재혼했다면 대습자 지위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반면 자녀는 부모의 재혼과 관계없이 대습자 지위를 유지한다. 가족 구성이 복잡할수록 이런 차이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대습자가 받는 몫은 원래 상속인이 받았을 몫을 기준으로 한다. 대습자가 여러 명이라면 그 몫을 다시 법정 비율에 따라 나눈다. 즉 대습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된 상속인으로서 새로운 몫을 갖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사망한 사람의 몫 안에서 나누어 갖는 구조다. 다른 가족과 비교해 몫이 적어 보이더라도 이 구조를 이해하면 계산이 명확해진다.
대습자는 보장된 최소한의 몫에 대해서도 원래 상속인의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는다. 조부모가 생전에 다른 자녀에게 재산을 몰아주었다면, 대습자도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의 몫을 기준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세금 문제도 따로 살펴야 한다. 세대를 건너뛰어 재산이 넘어가면 일반적으로 세금이 할증되지만, 대습으로 손자녀가 재산을 받는 경우에는 그 할증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어서 의도적으로 세대를 건너뛴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대습자가 여러 명이거나 생전 증여가 얽혀 있다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신고 전에 세무 전문가와 함께 재산 평가와 공제 적용을 점검해 보는 것이 안전하다.
생전 증여가 얽히면 계산이 더 복잡해진다. 먼저 사망한 사람이 고인에게서 생전에 받은 재산이 있다면 그 증여가 대습자의 몫을 정할 때 고려될 수 있고, 대습자 본인이 받은 증여도 경우에 따라 반영된다. 대습상속을 둘러싼 분쟁의 상당수가 바로 이 생전 증여의 반영 여부에서 생기므로, 증여 시점과 경위를 보여 주는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대습자가 해외에 살고 있다면 서류 발급과 서명 인증에 시간이 걸리므로 일정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연락처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만으로도 절차가 한결 빨라진다.
실무에서는 가족관계등록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이 있는지, 그 가족의 배우자와 자녀가 누구인지 빠짐없이 파악해야 분할협의나 등기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다. 한 사람이라도 빠진 협의는 효력을 잃기 때문이다. 대습자가 어린 자녀라면 협의 과정에서 이익이 충돌하지 않도록 절차를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하고, 계보가 길어져 관계자 수가 늘어나는 경우라면 초기에 전체 가계도를 그려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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