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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되지 않는 일신전속 권리 정리
작성일 : 2026-10-20 조회수 : 2
가족이 세상을 떠나면 고인의 재산과 빚이 유족에게 넘어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상속 대상에서 처음부터 빠지는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모른다. 법은 고인 한 사람에게만 속하는 성격의 권리와 의무는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이를 일신전속권이라고 부른다. 이 글은 어떤 것이 유족에게 넘어가지 않는지, 그리고 그 구분이 왜 중요한지 정리한다.
일신전속권이란 그 사람의 인격이나 신분, 개인적인 신뢰 관계와 떼어 놓을 수 없는 권리를 말한다. 그 사람이 아니면 의미가 없거나, 그 사람이기 때문에 인정된 권리다. 이런 권리는 주인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진다.
대표적인 예가 부양을 받을 권리다. 부모가 자녀에게서 생활비를 받을 권리는 그 부모의 생활을 지키기 위한 것이어서,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그 권리는 유족에게 넘어가지 않는다. 다만 이미 지급 시기가 지났는데 받지 못한 부양료는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고인이 맺고 있던 계약 가운데에도 끝나는 것이 있다. 누군가에게 일을 맡기거나 맡은 위임 관계, 물건을 무상으로 빌려 쓰던 관계, 회사에 고용되어 일하던 관계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사망으로 끝난다. 유족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 계속하는 구조가 아니다.
신분과 관련된 권리도 넘어가지 않는다. 친권이나 양육권은 부모라는 지위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유족이 물려받을 수 없다. 고인이 미성년 자녀의 친권자였다면 다른 부모나 법원이 정하는 후견인이 그 역할을 맡게 된다.
이혼과 관련된 권리도 마찬가지다. 이혼 소송 중에 한쪽이 사망하면 이혼을 구하는 권리는 사라지고, 이혼을 전제로 하는 재산분할 청구도 함께 사라진다. 대신 남은 배우자는 배우자로서 재산을 물려받는 구조가 된다.
자격이나 면허도 대상이 아니다. 운전면허, 전문 자격증, 각종 회원 자격처럼 그 사람의 능력이나 신분을 기준으로 주어진 것은 유족이 이어받을 수 없다. 다만 회원권 가운데 약관에서 양도나 승계를 허용하는 것은 예외가 될 수 있어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의무 쪽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그림을 그려 주기로 한 화가의 의무처럼 그 사람이 직접 해야만 의미가 있는 의무는 유족에게 넘어가지 않는다. 다만 그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이미 생긴 손해배상 책임은 별개로 다루어질 수 있다.
반대로 넘어가는지 헷갈리는 권리도 있다. 고인이 사고로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 청구권은 성질상 개인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법원은 이를 유족이 이어받는 것을 인정해 왔다. 그래서 사고로 사망한 경우 유족은 고인의 위자료와 유족 자신의 위자료를 함께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
유족이 받는 돈 가운데에는 처음부터 유족의 것인 돈도 있다. 유족연금이나 유족에게 직접 지급되는 급여, 수익자로 지정된 사람이 받는 보험금은 고인에게서 넘어오는 것이 아니라 법이나 계약에 따라 유족이 직접 받는 권리다. 이 구분은 포기나 한정승인을 결정할 때 중요해진다.
이 구분이 실제로 의미를 갖는 장면은 빚이 많을 때다. 고인의 빚 때문에 포기를 하더라도 유족 고유의 권리는 그대로 남는다. 반대로 고인의 재산이라고 생각했던 권리가 일신전속권이어서 사라진다면 기대했던 재산이 줄어들 수 있다.
고인이 생전에 다른 사람에게 받기로 한 돈이 어떤 성격인지도 살펴야 한다. 이미 확정된 금전 채권은 일반 재산처럼 넘어가지만, 고인의 개인적인 지위에서만 받을 수 있었던 급부라면 함께 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고인의 재산 목록을 만들 때는 각 항목이 넘어가는 권리인지, 사라지는 권리인지, 유족 고유의 권리인지를 나누어 표시해 두는 것이 좋다. 이 표가 있어야 남은 재산과 빚을 정확히 비교할 수 있다.
판단이 애매한 항목은 계약서나 약관, 관련 법령을 확인해야 한다. 같은 이름의 권리라도 계약 내용에 따라 승계 여부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족 사이에 분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한 사람은 어떤 권리가 넘어온다고 보고 다른 사람은 사라졌다고 보면 분할 협의가 어긋난다. 이럴 때는 감정적인 다툼보다 권리의 성격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고인이 받던 연금이나 수당도 따로 살펴야 한다. 고인 본인에게 지급되던 연금은 사망으로 지급이 끝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망한 달까지 받지 못한 부분은 유족이 청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지급 기관에 미지급분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결국 상속 정리의 첫걸음은 무엇이 넘어오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넘어오지 않는 권리를 재산으로 계산하거나, 유족 고유의 권리를 고인의 재산으로 착각하면 이후의 판단이 모두 흔들린다.
고인이 임대인이나 임차인이었던 임대차 관계는 개인적인 신뢰만으로 맺어진 것이 아니어서 유족에게 이어진다. 개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계약과 재산적인 계약을 구별하는 감각이 필요하다.
결국 넘어가는지 아닌지는 그 권리가 누구를 위해, 무엇 때문에 인정되었는지를 따져 보면 대부분 답이 나온다.
특히 연금이나 보험처럼 이름이 비슷한 항목은 지급 근거를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고인이 맡고 있던 단체의 직책이나 대표 자리도 유족이 물려받지 못한다. 단체의 규정에 따라 새로운 사람을 정하는 절차가 따로 진행된다.
목록을 정리하는 과정 자체가 남은 가족이 고인의 삶을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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