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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습상속 전 손자녀가 받은 증여
작성일 : 2026-10-10 조회수 : 4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대학 등록금이나 결혼 자금을 직접 건넸는데, 그 뒤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할아버지까지 사망해 손자가 아버지의 자리를 이어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대습상속이 일어나면 손자가 예전에 받은 그 돈을 미리 받은 몫으로 계산해야 하는지가 문제 된다. 다른 친척들은 당연히 계산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손자 쪽은 그때는 상속인이 아니었다고 반박한다. 이 글은 대습 원인이 생기기 전후에 받은 증여가 어떻게 다뤄지는지 정리한다.
먼저 특별수익의 의미를 짚어 보자. 공동 권리자 가운데 누군가가 고인에게서 생전에 재산을 받았다면, 그 재산은 미리 받은 몫으로 보아 남은 재산을 나눌 때 반영한다. 다른 가족과의 형평을 맞추기 위한 장치다.
그런데 법원은 대습자가 대습 원인이 생기기 전에 받은 증여는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손자가 할아버지에게서 돈을 받을 당시에는 아버지가 살아 있어 손자는 물려받을 사람의 지위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받은 돈은 장래의 몫을 미리 준 것이 아니라 손자 개인에게 준 선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판단이다.
반대로 아버지가 사망해 대습 원인이 생긴 뒤에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재산을 주었다면 사정이 다르다. 그때부터 손자는 물려받을 사람의 지위에 있으므로, 그 증여는 특별수익으로 보아 계산에 반영될 수 있다. 결국 증여 시점과 아버지의 사망 시점의 선후가 결론을 가른다.
아버지가 생전에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재산은 또 다른 문제다. 손자는 아버지의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으므로, 아버지가 받은 특별한 이익도 손자의 몫을 계산할 때 반영하는 방향으로 다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버지가 집 마련 자금을 받았다면 그만큼 손자의 몫이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대습이 관련된 사건에서는 세 갈래의 증여를 구분해야 한다. 아버지가 받은 증여, 아버지 사망 전에 손자가 받은 증여, 아버지 사망 후에 손자가 받은 증여다. 각 증여의 시점과 금액, 받은 사람을 표로 정리하는 것이 계산의 출발점이다.
최소한의 몫을 둘러싼 다툼에서는 결론이 또 달라질 수 있다. 대습 원인 이전에 손자가 받은 증여가 특별수익이 아니라면, 그 증여는 공동 권리자가 아닌 사람에게 준 증여처럼 취급될 수 있다. 이 경우 법에서 정한 기간 안의 증여만 계산에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어서, 오래전 증여는 반환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다른 친척 입장에서는 이 결과가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사실상 아버지 몫을 미리 준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때는 할아버지가 증여할 때 어떤 의도였는지, 아버지의 몫을 대신하려는 뜻이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하다.
손자 쪽에서는 증여 시점을 증명하는 자료가 중요하다. 송금 기록, 등기 일자, 등록금 납부 내역처럼 날짜가 분명한 자료를 확보해 두면 대습 원인 이전의 증여라는 점을 쉽게 보여 줄 수 있다. 할아버지가 증여할 때 남긴 메모나 편지도 의도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된다.
손자가 미성년자라면 절차에서도 주의할 점이 있다. 분할 협의에서 어머니가 손자를 대리하면 이해가 충돌할 수 있으므로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그 대리인이 손자에게 불리한 계산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증여 내역을 정확히 정리해 두어야 한다.
같은 손자녀라도 형제마다 받은 증여가 다를 수 있다. 장손은 할아버지에게서 큰 지원을 받고 다른 손자녀는 받지 못했다면, 대습자들 사이에서도 몫을 어떻게 나눌지 다툼이 생긴다. 이 경우에도 각 증여가 아버지 사망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반영 여부가 갈린다.
할아버지가 손자녀 명의로 예금이나 보험을 들어 준 경우도 있다. 명의만 손자녀이고 실제로는 할아버지가 관리했다면 증여가 아니라 할아버지의 재산으로 볼 여지가 있다. 통장과 도장을 누가 관리했는지, 손자녀가 그 돈을 실제로 썼는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
교육비와 생활비 지원은 따로 볼 여지가 있다. 조부모가 손자녀의 학비나 생활비를 일상적인 부양 차원에서 대 준 것이라면 특별한 이익으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금액과 지원의 성격을 함께 따져야 한다.
숙부나 고모 입장에서는 할아버지가 손자녀에게 준 재산 때문에 자신들의 몫이 줄어든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기준에 따라 반영 여부가 정해지므로 감정보다 날짜와 금액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결국 대습상속 사건에서 증여의 반영 여부는 날짜의 문제다. 아버지의 사망일을 기준으로 그 전과 후를 나누고, 각각 누구에게 어떤 의미의 증여였는지를 정리하면 대부분의 쟁점이 정리된다.
세금 측면에서도 시점이 영향을 준다. 손자가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증여는 세대를 건너뛴 증여로 보아 세금이 더해질 수 있고, 일정한 기간 안의 증여는 사망 후 세금 계산에 다시 합산될 수 있다. 민법상 판단과 세법상 판단이 다르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한다.
가족 입장에서는 같은 돈을 두고 보는 시각이 다르기 쉽다. 감정적으로 다투기보다 판례가 정한 기준에 따라 시점별로 정리해 보면 의견 차이가 생각보다 빨리 좁혀지기도 한다.
할아버지가 생전에 손자에게 재산을 줄 계획이라면, 그 뜻이 아버지 몫을 대신하는 것인지 손자 개인에게 주는 것인지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후일의 다툼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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