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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 중 임차권과 영업권의 승계
작성일 : 2026-10-08 조회수 : 2
고인이 세 들어 살던 집이나 운영하던 가게가 있다면 가족은 그 집에 계속 살 수 있는지, 가게를 이어서 운영할 수 있는지부터 궁금해진다. 상속변호사의 관점에서 이 문제는 부동산 소유권과 달리 계약과 영업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권리를 이어받는 문제다. 임대차 계약상의 지위, 사업자로서의 지위, 영업 허가, 권리금처럼 성격이 다른 권리들이 한꺼번에 얽혀 있다. 이 글은 상속재산 가운데 임차권과 영업 관련 권리의 승계를 정리한다.
먼저 임차권부터 보자. 고인이 임차인이었다면 임대차 계약은 고인의 사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임차인의 지위와 보증금 반환 청구권은 상속재산이 되어 상속인들에게 넘어간다. 임대인은 임차인의 사망만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주택이라면 특별한 보호 규정이 있다. 고인과 함께 살던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인이 아니어도, 일정한 경우 임차인의 지위를 이어받을 수 있다. 상속인이 그 집에 함께 살지 않았다면 함께 살던 사실혼 배우자와 가까운 친족이 지위를 함께 이어받는 구조도 법이 정하고 있다. 함께 산 가족의 주거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상가라면 영업과 연결된 권리가 함께 넘어온다.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와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보호받는 권리도 임차인의 지위와 함께 상속인에게 이어진다. 그래서 상속인이 가게를 이어받아 운영하거나, 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받고 넘기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고인이 개인사업자였다면 사업자로서의 지위는 그대로 넘어가지 않는다. 대신 사업에 쓰던 재산과 사업상 채무가 상속재산으로 넘어오고, 상속인이 사업을 계속하려면 세무서에 상속으로 인한 사업 승계 사실을 알리고 사업자 등록을 정리해야 한다. 사업을 접는다면 폐업 신고와 함께 부가가치세 정산을 마쳐야 한다.
영업 허가가 필요한 업종은 별도 절차가 있다. 음식점이나 일부 판매업처럼 허가나 신고가 필요한 영업은 상속인이 영업자의 지위를 이어받았다는 사실을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관할 기관에 신고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기간을 넘기면 영업을 계속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영업권, 흔히 권리금이라 부르는 가치도 재산이다. 오래 운영해 온 가게의 단골과 입지, 영업 노하우가 만들어 낸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상속재산으로 평가될 수 있다. 문제는 그 가치를 얼마로 볼지인데, 감정 방식이나 비교 거래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져 분할 단계에서 다툼이 생기기 쉽다.
가맹점이라면 본사와의 계약도 확인해야 한다. 가맹 계약에는 가맹점주의 사망 시 계약 승계 여부와 조건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고, 본사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 승계가 어렵다면 계약 해지와 정산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공동상속인 가운데 누가 운영을 맡을지도 정해야 한다. 가게를 한 사람이 이어받는다면 다른 형제들에게 그 가치만큼 보상하는 방식으로 분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운영을 맡은 사람이 분할 전 기간의 수익을 혼자 가져갔다면 그 정산도 함께 다루어야 한다.
사업상 채무도 함께 따져야 한다. 거래처 미지급금, 사업 대출, 직원 퇴직금과 미지급 임금, 체납 세금이 넘어오므로, 사업의 가치보다 채무가 크다면 포기나 한정승인을 검토해야 한다. 가게를 운영하며 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결정을 먼저 내려야 한다.
직원이 있는 사업이라면 고용 관계도 정리해야 한다. 상속인이 사업을 계속한다면 고용 관계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접는다면 퇴직 절차와 임금 정산을 법에 맞게 마무리해야 한다.
상속인들이 그 집이나 가게를 쓰지 않을 생각이라면 계약 종료와 보증금 반환을 협의해야 한다. 상속인 전원이 공동으로 임차인의 지위를 갖기 때문에 보증금 반환도 전원이 함께 청구하거나 대표자에게 위임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밀린 월세나 원상복구 비용이 있다면 그 채무도 함께 넘어온다. 임대인은 보증금에서 이를 공제하려 하므로 정산 내역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개인사업자의 사업용 계좌와 카드, 각종 공과금 자동이체도 정리해야 한다. 사업용 계좌에 남은 돈은 상속재산이지만 거래처 대금이나 세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면, 무작정 해지하기보다 정산 순서를 먼저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대인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임대인은 상속인이 누구인지, 보증금 반환을 누구에게 해야 하는지 확인하려 하므로, 상속인들이 대표자를 정해 임대인과 소통하는 것이 혼선을 줄인다. 상속변호사와 함께 임대차 계약서와 사업 서류를 한꺼번에 검토하면 승계할 권리와 정리할 의무를 빠짐없이 분류할 수 있다.
임차권과 영업권을 어떻게 나눌지도 가족이 합의로 정할 수 있다. 가게를 이어받는 사람이 그 가치를 인정해 다른 형제에게 정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가치 평가를 둘러싼 다툼을 피하려면 감정이나 객관적 시세 자료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 좋다.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면 거래처와 고객에 대한 안내, 남은 재고 처분, 계약 해지 통지의 순서도 미리 계획해야 한다.
임차권과 영업권은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아 놓치기 쉽지만, 가족의 주거와 생계에 직결되는 권리다. 계약서와 허가 서류를 먼저 찾는 것이 출발점이다.
사업을 이어받을지 정리할지는 감정보다 숫자로 판단해야 한다. 사업의 실제 수익과 채무를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가족 모두에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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