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
| 피상속인 의사능력과 생전 처분의 효력
작성일 : 2026-10-05
조회수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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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상속인이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에 한 증여나 유언, 예금의 인출이 뒤늦게 다툼의 대상이 되는 일이 늘고 있다. 고령으로 인지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재산이 특정 자녀에게 넘어갔거나, 병상에서 작성된 유언이 다른 가족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경우다. 이때 다른 상속인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그 당시 고인이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법률 행위가 효력을 가지려면 행위자가 그 의미와 결과를 이해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한 증여나 계약은 효력이 없다. 중요한 점은 이 능력이 사람 전체에 대해 한 번에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 된 행위를 한 바로 그 시점에 그 행위에 관하여 판단된다는 것이다. 평소 판단력이 흐렸더라도 그 순간에는 온전했을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행위의 내용에 따라 요구되는 이해의 정도도 다르다. 일상적인 소액의 거래와 전 재산에 가까운 부동산을 넘기는 행위는 같은 수준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재산의 대부분을 처분하는 행위라면 그로 인해 자신에게 무엇이 남는지, 다른 가족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까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행위가 무겁고 복잡할수록 더 높은 정도의 이해가 요구된다. 판단의 중심 자료는 의료 기록이다. 진단명과 진단 시기, 인지 기능 검사의 결과, 진료 기록에 적힌 대화 능력과 지남력에 관한 기재, 처방된 약물이 확인된다. 다만 진단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되지는 않는다. 질환의 진행 정도와 문제 된 시점의 상태가 따로 검토되며, 필요하면 기록을 바탕으로 한 감정이 이루어진다. 의료 기록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생활 기록이 채운다. 요양 시설의 간호 일지, 돌보던 사람의 기록, 은행 창구 직원이나 등기 서류를 작성한 사람의 진술, 그 무렵 촬영된 영상과 통화 녹음이 당시의 상태를 보여 준다. 가족의 이름을 기억했는지, 날짜와 장소를 알았는지, 대화가 이어졌는지 같은 구체적인 모습이 판단에 반영된다. 행위가 이루어진 경위도 살펴진다. 누가 그 자리를 마련했는지, 서류는 누가 준비했는지, 고인이 직접 내용을 말했는지 아니면 옆에서 불러 주는 대로 서명했는지가 확인된다. 이익을 받는 사람이 다른 가족을 배제한 채 절차를 주도했다면 의심의 근거가 된다. 반대로 고인이 오래전부터 같은 뜻을 주변에 밝혀 왔다면 그 행위가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는 근거가 된다. 유언의 경우에는 방식의 문제가 함께 검토된다. 유언은 법이 정한 방식을 갖추어야 효력이 있고, 방식을 갖추었더라도 작성 당시 그 내용을 이해할 능력이 없었다면 효력이 부정된다. 공증인이 관여한 유언은 작성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 유력한 자료가 되지만, 그것만으로 능력이 있었다고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작성 당시 질문과 답이 어떻게 오갔는지가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예금 인출은 조금 다른 문제를 낳는다. 고인의 계좌에서 가족이 돈을 찾아간 경우, 고인이 그 인출을 맡긴 것인지가 쟁점이 된다. 위임할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면 인출은 권한 없이 이루어진 것이 되고, 다른 상속인은 그 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 인출한 쪽은 그 돈을 고인의 치료비나 생활비로 썼다는 점을 지출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효력이 없다는 점은 그것을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 이미 등기가 넘어갔거나 유언이 집행된 상태에서 이를 뒤집으려면, 당시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자료로 보여 주어야 한다. 의심이 간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다툼을 준비하는 쪽은 의료 기록과 금융 기록을 서둘러 확보해야 하고, 기록의 보존 기간이 지나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 성년후견 제도와의 관계도 알아 두어야 한다. 후견이 개시된 뒤에 이루어진 행위는 그 효력을 다투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후견이 개시되기 전의 행위는 개별적으로 능력 여부를 증명해야 한다. 가족 가운데 인지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있는데 재산 처분이 우려된다면, 사후에 다투는 것보다 미리 후견 절차를 밟는 편이 분쟁을 줄인다. 능력이 있었다고 인정되더라도 다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유효한 증여라면 그 재산은 상속분을 계산할 때 미리 받은 것으로 고려될 수 있고, 다른 상속인의 최소한의 몫을 침해했다면 그 부분의 반환이 문제 된다. 그래서 효력을 부정하는 주장과 함께, 효력이 인정될 경우를 대비한 주장을 나란히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 청구에는 법에서 정한 기간의 제한이 있어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처분의 내용이 합리적인지도 간접적인 자료가 된다. 평소 가까이에서 돌본 자녀에게 재산의 일부를 넘긴 것처럼 이전의 생활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처분이라면 본인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추정이 쉽다. 반면 오랫동안 밝혀 온 뜻과 정반대의 내용이거나, 왕래가 없던 사람에게 대부분의 재산이 넘어갔다면 그 경위를 더 엄격하게 살피게 된다. 내용의 자연스러움이 능력 자체를 증명하지는 않지만 판단의 방향에 영향을 준다. 피상속인의 생전 처분을 다투려는 사람은 감정적인 의심과 법적인 증명을 구분해야 한다. 특정 가족이 재산을 차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는다. 그 행위가 있었던 날을 특정하고, 그 무렵의 의료 기록과 생활 기록을 모아, 그날 고인이 그 행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는지를 자료로 재구성해야 한다. 반대로 재산을 물려줄 계획이 있는 가족이라면 뒤의 분쟁을 막을 준비를 할 수 있다. 처분을 하기 전에 인지 기능에 관한 진단을 받아 두고, 처분의 이유를 본인의 말로 남기며, 절차에 이해관계 없는 사람이 관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본인의 뜻이 분명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면 그 뜻은 사후에도 존중받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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